서희
어둡지만 그 속에서 희망을 찾는 이야기와 그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디자이너 서희이다. 캐릭터는 자신이나 다른 누군가의 인격을 투영하는 순간 그들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가상의 인물을 통해 현실과 약간의 괴리가 있는 상상 속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바라볼지 매일 생각해 본다. 삶이 앞으로 고난으로 가득할지 기쁨으로 가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시선을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할 때 누군가의 가치관을,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자 한다.
우리 세대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극적이고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문화의 과도기가 도래했다. 급속도로 성장한 기술과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로 사람들은 오래 보존되는 기억보단 잠깐 지나가는 순간에 더 관심을 가진다. 유행에 따라가지 않으면 도태되기 쉽고 바뀌는 사회에 적응해야 한다. 그 사이에서 누군가는 사회를 바꾸는 선구자가 되고 누군가는 스스로를 가두어 밝은 내일을 바라볼 의지조차 잃는다. 그리고 고립된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을 더 좁은 공간에 가둔다. 세상이 두려워 숨는다면 숨어도 된다. 그 안에서 안락함을 느낀다면 쉬어갔으면 한다. 나오고 싶다면 언제든지 빠져나올 수 있으니 안심하고 쉬었으면 한다. 우리 세대는 휴식이란 걸 모르고 살아가고 쉬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성장 속도와 성공 비결을 따라가지 않아도 남들과 다르고 어쩌면 더 행복한 삶을 살 수도 있다. 지금까지의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남들과 다르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당신의 생성물에는 우리 세대의 가치관이 어떻게 담겨 있나요?
이 작품은 아무 힘도 없는 한 소녀의 호기심이 세상을 바꾸게 된다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 소녀는 명확한 가치관도 신념도 없는, 그저 아름답다는 화성에 가 자신의 소원을 이루고 싶은 아이였다. 하지만 소녀가 아닌 사람들은 현실의 어두운 일면만 바라본다. 그들과 달리 밝은 내일이 있다는 희망을 가진 소녀이기에 많은 인간관계를 쌓고, 다른 사람에게 자기 생각을 말할 줄 알며, 사라진 화성의 진실을 찾아갈 수 있었다.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소녀는 마지막 기로에서 선택을 할 수 있다. 결말의 선택은 이야기를 끝까지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맡겨지지만, 뭐든지 해낼 수 있는 소녀가 주인공이기에 이야기에 몰입한 우리 또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결말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을 감상하며 소녀의 결말을 정해준다면 나의 인생 또한 그 결말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구상하였다.